“와! 가네요. 가”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지난달 13일, 어느 때보다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날에는 요트를 물에 띄울 수가 없다고 한다. 정박해 있는 요트 위에서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이왕 요트에 오른 거 바다 위를 질주하고 싶은 욕구는 누구나 한마음이었으리라. 오후가 되고 바람이 다소 잔잔해지자 해양경찰청의 출항 허가가 드디어 떨어졌다. 짧은 거리 이동이라면 괜찮다는 OK 표시. CEO들은 요트에 몸을 맡기고 바람과 주변 경관과 풍랑을 온 몸으로 즐겼다. 자연의 일부가 되는 순간, 그들은 무엇을 느꼈을까.
Editor 김국헌 Photographer 이경직 Cooperation 현대요트
당일 오후 세시가 되자 경기도 화성의 전곡항에 위치한 현대요트 2층 카페에 CEO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오늘은 요트 체험행사가 있는 날. CEO들을 포함한 이번 행사 참석자들은 캐쥬얼한 옷차림으로 속속 얼굴을 드러냈다. 이번 행사는 특별히 도순기 현대요트 대표이사가 직접 진행을 주관했다. 조동천 보나베띠 대표이사, 동암약품 박해원 부사장, 변연배 피플스그룹 대표 컨설턴트, 낭낭공방 정언랑 대표, 쉐누 김소민 대표, 최혜영 전 프로골퍼, 유진영 아나운서가 함께 했다.
요트의 무궁무진한 매력
반가운 얼굴들이 모두 모이자 현대요트 도순기 대표는 ‘CEO가 알아야 할 요트문화’라는 주제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다. 현대요트는 요트 제조업과 요트를 즐기는 서비스업도 함께 하고 있는 회사로 과거 2000년도에 현대정공 요트사업부에서 완전 분리된 업체다. 도 대표가 밝힌 요트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요트는 자신만의 특유의 공간을 생산하고, 선주의 가치를 극대화하며, 바다라는 대자연과 함께하는 것이 그 중 가장 큰 매력들.
“요트는 절대 원수와는 타지 말라는 말이 있다”는 도 대표의 말에 모두 웃음이 터졌다. 바다 위 선박이라는 제한된 공간에 원수와 있으면 사고가 터진다는 얘기. 뒷말이지만 이 말은 요트체험이 끝난 뒤 “친구와 오면 더욱 사이가 좋아지고, 원수와 오면 묵은 화해를 풀고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얘기로 바뀌게 된다.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은게 요트문화지만 CEO들의 비즈니스 접대로도 최고의 가치를 지닌다. 아직 우리나라의 요트 비즈니스는 활성화되지는 않았지만 차별화된 비즈니스 접대가 가능하다. “해외에서도 요트에 초청을 받으면 영광으로 생각해요. 한정된 공간에서 같이 있다면 무척 친밀해 지겠죠?”
직원들의 팀웍 다지기에도 요트는 효과만점이다. 요트문화를 즐기면서 보이지 않게 팀웍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줄 수 있다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있으면 더 사랑에 빠질 것 같아”
설명을 들었으니 이제는 직접 요트에 오를 차례. 아산(Asan) 42호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구매가격이 9억 원에 달하고, 1시간 대여 비용이 한시간에 1백만 원 정도다. 1명이 이용해도 1백만 원, 10명이 이용해도 1백만 원이어서 적정한 인원이 탈수록 저렴해진다. 요트에 들어서니 꽤 넓직한 응접실에 화장실, 침실, 주방까지 다 갖췄다. 2층에 올라가 시원한 바람을 온 몸으로 느끼며 쇼파에 앉아 주변 경치를 바라보니 온 마음이 상쾌해지는 기분이다.
이철웅 현대앤코스코스요팅 팀장의 구명조끼 시범이 이어졌다.
“위험한 순간에는 호각을 부시면 되요.”
“호각이 여긴 없는데요?” “아, 없는 것은 그럼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샘플입니다”라는 이 팀장의 재치있는 말에 폭소가 터졌다.
김형래 선장의 지도 아래 복잡한 8자 매듭법과 바우 매듭법도 낑낑대며 배워본다. 요트를 운전하기 위해서는 자격증이 필요하다. 오늘 배운 매듭법은 시험에도 나온다고 하자 CEO들은 더욱 진지한 자세로 교육에 임한다. 이어지는 포토타임. CEO들은 저마다 한 껏 포즈를 취했다.
아쉽게도 오늘은 풍랑주의보가 뜬 날. 서해, 북해, 남해까지 모두 풍랑주의보로 배를 띄울 수 없다. 비록 정박해 있더라도 물 위에는 떠 있고, 언제 선박 위에서 놀아보겠는가. CEO들은 준비한 음식들과 와인으로 분위기를 한 껏 띄워본다. 현대요트 도순기 대표는 직접 신선한 횟감을 가져와 맛있는 회를 썰어주는 센스를 발휘했다. 쉐프인지 요트 CEO인지 분간이 안될 지경이다.
이 날 생일을 맞은 최혜영 전 프로골퍼를 위해 준비한 케익과 와인 전문가인 보나베띠 조동천 대표의 품격 높은 와인이 곁들어지자 흥이 절정으로 치솟는다. 바다 위, 요트 안에서 먹는 음식과 와인은 육지 위 어느 곳에서도 줄 수 없는 묘한 감동을 준다.
왁자지껄 시간이 흐르자 다소 바람이 잔잔해졌다. 뜨지 못할 줄 알았던 배를 띄울 수 있단다. 짧은 코스를 휘리릭 다녀오기로 결정, 드디어 바다를 질주할 시간이 왔다. 풍랑을 가르며 바다를 질주하며 CEO들은 지친 격무에서 벗어나 해방감을 맛본다. 어떤 CEO는 환호를 지르기도 하고, 어떤 CEO는 바다를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기도 한다. 왔다가는 인생사,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토록 열심히 살아가는지. 다시 한번 마음에 의미를 되새겨 본다. 질주를 끝내고 다시 현대요트 접견실에 돌아온 CEO들은 간단한 저녁 식사로 오늘 행사를 마쳤다. 이 날의 요트체험은 CEO들에게 평생 기억될 추억으로 남았을 것이다. 동암약품 박해원 부사장의 감상평이 기억에 남는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게 오면 더 사랑하게 될 것 같고, 미워하는 사람과 함께 오면 더 사이가 좋아질 것 같아요. 이렇게 아름답고 낭만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
조동천 보나베띠 대표
바다가 내 몸안에 들어왔습니다. 바다를 보면서 바다의 유연함을 배워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살다보면 경직되고 딱딱해지는 상황이 많이 발생하는데 그럴 때마다 바다의 유연함을 생각하며 보다 여유있게 대처하면 좋을 것 같네요.
김소민 쉐누 대표
바다는 고요했고 바람은 시원했으며 나의 마음도 오랜만의 평화로움을 되찾은듯 합니다. 다음에는 직원들과도 공유하고 싶고 비즈니스에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언랑 낭낭공방 대표
정박한 상태에서 와인을 한잔하고 나서 움직이니까 기분이 훨씬 좋아지네요. 요트가 자연 속에 자신이 일부가 되는 순간을 극대화시키는 것 같아요. 바다가 주는 안락함을 온 몸으로 느끼고 갑니다.
최혜영 LPGA 티칭프로
사실 물을 무서워했고 물을 즐길 줄 몰랐는데 오늘 물을 즐기는 법을 배우고 갑니다. 처음엔 경직되서 움직이지도 못했는데 요트가 이렇게 안전하구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유진영 OBS 아나운서
여러 좋은 분들을 만나서 영광이었고 새로운 체험이어서 즐거웠어요. 요트라는 것이 저와는 약간 관계없는 먼 이야기 같았는데 하나의 문화로써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순간 속에서 힐링을 만끽한 감사한 시간입니다.
변연배 피플스그룹 대표 컨설턴트
오래간만에 요트를 타보니 일상에서의 피곤함이 싹 가시는 듯한 시원함을 맛봤습니다. 따스한 햇볕이 주는 느낌도 좋고, 바람도 완벽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만나 한잔의 샴페인과 횟감 등 모두 최고였습니다. 요트는 평소 알던 좋은 사람들과도 좋지만 새롭게 만난 사람과도 마음의 벽을 쉽게 허물어 뜨리는 마력을 지닌 것 같습니다.
박해원 동암약품 부사장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오면 더 사랑하게 될 것 같고, 미워하는 사람과 함께 오면 사이가 좋아져서 돌아갈 것 같아요. 육지에서 바라본 바다와 바다에서 바라본 육지의 모습이 묘한 풍취를 줍니다.